가상현실이 더 이상 새롭지 않은 미래, 자신만의 가상현실에서 상담사로 일하고 있는 수민 앞에 철운이라는 기묘한 남자가 찾아온다. 철운은 수민에게 자신의 공간을 찾아올 것을 부탁하고, 이에 수민은 철운의 어두운 비밀이 숨겨진 공간을 찾아가게 된다. 현실도피와 트랜스휴머니즘이 뒤얽힌 우리의 미래 이야기(LA국제단편영화제)
수민은 가상현실이 일상의 일부인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상담사로 일하며 어려운 감정 문제를 겪고 있는 내담자들이 평온함을 느낄 수 있도록 완벽하게 보정된 고요한 가상현실에서 자신을 만나도록 초대합니다.
하지만 낯설고 수수께끼 같은 남자 철운이 수민의 가상 세계에 들어오면서 평온한 분위기는 깨집니다. 수민은 봉인된 안전한 세계에 누군가 침입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그의 강렬함에 불안해 합니다. 철운은 수민에게 자신의 공간으로 와달라 청하고, 그곳에서 수민은 철운이 자신을 찾아온 기묘한 이유를 알게 됩니다.
이누해 감독이 연출하고 각본을 쓴 이 한국 SF 드라마 영화는 단편 영화 중에서는 긴 편이지만, 시간을 잘 활용하여 시청자들로 하여금 희망과 낙관이 결여된 ‘현실’ 세계 속에서 가상현실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최면에 걸린 것처럼 아름다운 분위기를 구축합니다. 또한 수민의 겉으로 보이는 표면 속에 숨겨진 복잡하고 고민 많은 캐릭터를 구축하기 위해 공을 들입니다.
시각적으로 완성도 높은 촬영은 가상 세계 특유의 깨끗한 광택과 약간은 기묘한 선명도를 자랑합니다. 수민은 잔 잔한 파도와 바람이 부는 가상의 해변에서 고객을 만나지만, 새로 찾아온 손님에게 가져온 커피를 마실 수 없는 등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 사랑스러운 세계는 수민의 현실 세계와 대조를 이루며, 평온하고 차분한 상담사에게도 나름의 고민이 있음을 알게 됩니다. 수민은 감정을 조절하는 강력한 약을 복용하고 있으며, 수민과 소통하는 유일한 사람은 가상현실에 결함이 생겼을 때 수민을 확인하러 오는 동료 뿐입니다. 두 세계의 경계는 철운이 등장하면서 무너집니다. 철운은 가상현실을 마음대로 조작하여 수민을 놀라게 만든 후, 자신의 세계에서 수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수민 역을 맡은 배우 ’한우연’은 처음에는 침착하고 유능해 보이지만, 이내 냉담하고 체념한 내면을 암시하는 침착함과 냉철함을 지닌 인물입니다. 미스터리를 파헤치러 가던 중 철운의 기묘한 세계와 그 비밀을 알게 되고, 철운과의 인연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흥미롭고, 차갑게 지적이며, 흠 잡을 데가 없이 잘 만들어진 〈닫힌 세계와 그 친구들〉은 내러티브와 시각적 디테일에 있어서 더 큰 시리즈의 파일럿 에피소드(첫 번째 에피소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이 작품의 아이디어와 세계는 더 큰 이야기로 확장될 수 있지만, 이 특별한 이야기는 조용히 생각을 자극하는 결말까지 공들여 쌓아 올립니다. 기술이 어떻게 오래된 실존적 딜레마를 변화시키고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지에 대한 탐구일 뿐만 아니라, 인간 형태의 한계를 초월하여 순수한 의식으로 나아간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탐구이기도 합니다. 이는 자가 치료, 도피, 인간으로서의 고통을 벗어날 수 없다는 은유로도 작용합니다. 우리는 행복을 자극하는 약과 기술을 발명했지만, 그것이 정말 행복일까요, 아니면 현실도피적인 환상일 뿐일까요? 수민과 관객들은 현실의 그늘에서 이러한 거대한 질문에 대해 성찰하게 됩니다.
제목 | 닫힌 세계와 그 친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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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 이누해 |
촬영 | 이성원 |
출연 | 한우연, 정희태, 오우리, 이어진, 구교민 |
장르 | Sci-Fi, Drama |
러닝타임 | 29분 55초 |